[The Psychology Times=이소연 ]

후배나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면, 남편이 훈장처럼 달고 다니는 이야기가 있다.

와이프가 나를 칼로 찔러 죽이고 싶다고 했어, 그것도 결혼 초에

때는 결혼 5년 차, 남편은 아팠고 아이도 아팠다. 원치 않는 귀촌을 했고 직장을 잃었고 결혼 후 생활비는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남편은 아파서 짜증을 내었고 먹고 싶은 것을 못 먹게 해 분노했다. 생활비는 내가 벌었고, 먹을 것은 친정에서 조달했다. 어릴 때부터 나는 '아픈 것은 죄'라고 배웠다. 건강관리를 스스로 하지 않아서, 나쁜 것들을 실컷 탐하고 아픈 것은 죄다. 왜 아픈지 공부하지 않은 것도 죄다. 자기 몸에 사용하는 약물에 대해 공부하지 않은 것도 죄다. 무지는 죄다. 물론 나도 완벽하게 건강하지는 않다. [먹지 않는 것에 대한 갈망]에서 그 이야기를 했다. 나는 나 자신을 파괴했고, 내 몸을 조각내 놓았다. 그리고 그 과정은 남편의 병과 아주 똑같았다.